오랫동안 당신을 의문스럽게 만들었던 사건이 하나 있습니다.
그 이야기의 정답을 도무지 구할 수 없어서, 당신이 겪은 일에 대체 무슨 의미가 있었는지 되짚고 또 되짚었습니다.
당신은 과거로부터 계속해서 이야기를 불러옵니다. 기억을 회상합니다.
라케시스:이야기의 끝을 알고 있어. 진상을 듣고 싶으면 이곳으로 와.
당신이 어떤 고민을 했든 간에, 당신은 라케시스가 부른 곳으로 간 자입니다.
마지막으로, 모든 인간은 진실로 풍선에 열광한다.
우주선의 문을 열자 라케시스는 역광 속에서 무언가를 만지작거리고 있었습니다.
라케시스:(클로토 쪽으로 눈길도 주지 않은 채 무언가를 계속 만지작대고 있다. 혼잣말하듯 입을 연다.) 있지. 사실… 진상이라고 할 게 뭐가 있겠어.
그보다, 이것 좀 불어 줄래?
바늘을 든 라케시스가 당신에게 풍선 하나를 건넵니다.
클로토:풍선? 갑자기 이런 건 왜 부탁하는 거지?
난 사건의 진상을 듣기 위해 왔어.
불어줄 거니, 안 불어줄 거니?
클로토:… (변덕인가. 생각하면서 순순히 풍선을 불어 건넵니다.)
자.
호흡으로 부풀어 오른 풍선을 받아든 라케시스는 그 끝에 실을 달고,
팽팽해진 고무 위에 검은색 마카로 또박또박 글씨를 씁니다.
선이 그어질 때마다 삑 삑, 마찰하는 소리가 들려요.
그 동안 당신은 무얼 하고 있나요? 당신, 풍선 좋아하나요?
(풍선에 관해서는 아무 감흥 없다. 풍선 같은 것에 호불호 같은 건 존재하지 않는다. 머릿속에는 그저 개념과 정보만이 있을 뿐.)
그는 고개를 갸웃거리다 다음과 같이 적는 것을 끝냅니다.
라케시스:(살짝 미소를 띄우며 머리칼을 손가락으로 배배 꼰다. 정말 아무것도 아니라는 양.) 뭐어… 그냥. 이런 건 단순한 농담이야.
너는 이해 못하려나?
클로토:이런 게 농담이 될 수 없다는 것쯤은 나도 알아.
위험하잖아. 여기에 있는 건 너와 나 둘뿐. 물론, 장소에 대해서는 지정되지 않았지만 이 풍선과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은 우리뿐이니 가능성은 어차피 반반이야.
라케시스:뭐어-. (볼멘소리를 한다.) 이것보다 훨씬 더 위험한 행동은 아무렇지도 않게 하면서.
매번 다가오는 소행성을 아슬아슬하게 피하는 네 곡예 운전에 비하면, 이런 건 정말 농담 수준인걸.
한번 터뜨려 볼래?
자, 바늘도 있으니까.
클로토:… (농담이 될 수 없는 문장이 적혀 있긴 해도, 이를 단순히 생각하자면 그저 글자가 적힌 풍선이다. 이를 터뜨려봤자 별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클로토는 잠깐의 고민 끝에 그렇게 생각했다.)
(라케시스를 한번 올려다보고는, 바늘로 풍선을 찔렀다)
축축한 고깃덩어리가 무게감 있게 사방으로 날라갑니다.
클로토:
SAN Roll
기준치: |
70/35/14 |
굴림: |
76 |
판정결과: |
실패 |
풍선과 같지는 않죠. 풍선 같지는 않아요… .
클로토:
회피
기준치: |
25/12/5 |
굴림: |
96 |
판정결과: |
대실패 |
세상에, 대퇴골이 당신의 안면을 완전히 강타했습니다.
홈런입니다! 라케시스, 고관절로 당신을 격퇴!
안경이 날아가고 뜨끈한 피가 흐릅니다. 아마도 코뼈가 완전히 부러진 것 같아요.
살덩어리처럼 고무조각이 나폴나폴 눈 앞에 내려옵니다.
어느 새 주저앉아 바닥에 나뒹구는 당신의 손에 척추 뼈가 만져집니다.
구멍을 따라 길게 이어지는 신경다발, 콸콸 쏟아지는 수액들, 그러니까 피…
단지 이 풍선을 터트리면 사람이 한 명 죽을 뿐입니다.
풍선을 터트리면 사람이 한 명 죽게 되어 있으므로 라케시스는 터져 죽었습니다. 마치 풍선처럼…
체력이 초기화됩니다. 이성은 그렇지 않습니다. 안전 벨트를 꽉 조이세요.
오랫동안 당신을 의문스럽게 만들었던 사건이 하나 있습니다.
그 이야기의 정답을 도무지 구할 수 없어서, 당신이 겪은 일에 대체 무슨 의미가 있었는지 되짚고 또 되짚었습니다.
당신은 과거로부터 계속해서 이야기를 불러옵니다. 기억을 회상합니다.
그러던 중 라케시스에게서 연락이 옵니다.
이야기의 끝을 알고 있어. 진상을 듣고 싶으면 이곳으로 와.
당신이 어떤 고민을 했든 간에, 당신은 라케시스가 부른 곳으로 간 자입니다.
우주선의 문을 열자 라케시스는 역광 속에서 무언가를 만지작거리고 있었습니다.
클로토:(무의식적으로 자신의 코 부근을 만지작거리며 중얼거린다. 아직도 뻐근함이 느껴지는 것만 같은 기분이다.) 돌아온 건가...
… 어째서.
라케시스:글쎄. 진상이라고 할 게 뭐가 있겠어.
그보다, 이것 좀 불어 줄래?
바늘을 든 그가 당신에게 풍선 하나를 건넵니다.
클로토:하… (작게 헛웃음을 흘린다.) 방금의 사건을 너도 기억하고 있는 건가?
부탁을 받는 건 대답을 들은 뒤야… 라케시스.
대답해줘.
클로토:어째서… (같은 질문을 두 번째 반복하고 있다. 같은 자리를 맴도는 기분이다.)
클로토:그런다면 나도 부탁을 들어줄 이유는 없군.
처량하게 늘어진 고무 풍선을 가만히 보고만 있는 당신을 라케시스 또한 마찬가지로 가만히 바라봅니다. 끈질기게.
클로토의 대답을 듣자 곧 그는 자신의 입가에 풍선을 가져다 댑니다.
모든 사람은 풍선에 열광한대!
클로토:사람이라면, 모두? (눈을 살짝 가늘게 뜨며 묻는다.)
하지만 모르지. 네 마음 깊은 곳에 풍선에 열광하고 있는 마음이 혹시 잠들어 있을지, 누가 알겠어?
(풍선이 커질수록 불안함도 커졌다. 입술을 살짝 깨문다.) 너도… 풍선에 열광해?
클로토:어디에 그렇게 열광할 구석이 있는 거지.
라케시스:왜? 파티나 축하할 일에 빠지지 않는 소품이잖아. 어린애들은 풍선 하나만 쥐여줘도 방긋방긋 웃고.
뭐어, 따지자면… 열광하는 이유에 정답은 없겠지만.
클로토:하지만 난 봤어. 풍선을 터뜨리니 너도 함께 터지는 광경을. 그러니 나는 그것에 열광할 수 없어.
라케시스. 이런 일에 낭비할 시간은 없어. (손을 잡아끈다.)
그것이 나의… …
아니다.
내가 부는 게 싫다면, 네가 불어 줘.
라케시스는 당신에게 풍선을 내밉니다. 이번엔 무슨 색인가요?
무슨 소리야. 네가 해야 될 건 이게 아냐.
너… 괜찮아? (고개를 잡고 라케시스의 얼굴을 확인합니다.)
라케시스:꺄악! 왜 갑자기 환자 취급을 하고 난리야?! (질색하며 떨어집니다.)
난 멀쩡해. 이상한 건 너겠지!
클로토:그런… 그런 건가… (자신의 정상성에 대해 확신이 없다.)
… … (여전히 미심쩍다는 얼굴이지만, 우선 풍선을 불어준다.)
호흡으로 부풀어 오른 풍선을 받아든 라케시스는 그 끝에 실을 달고,
팽팽해진 고무 위에 검은색 마카로 또박또박 글씨를 씁니다.
선이 그어질 때마다 삑 삑, 마찰하는 소리가 들려요.
그 동안 당신은 무얼 하고 있나요? 당신, 풍선 좋아하나요?
클로토:(여전히 풍선에 대한 호불호는 없다. 하지만, 어쩐지 좋아해야만 하는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조금 혼란스럽다…) (라케시스가 아까와 같은 글씨를 쓰는지 본다.)
그는 고개를 갸웃거리다 다음과 같이 적는 것을 끝냅니다.
클로토:잠…깐. (급하게 입을 연다.) 그걸 터트리면 정말로 사람이 죽는다니까.
정말로 그런 걸 원해? 해야만 하는 거야?
클로토:… (주먹을 꾹 쥔다.) 어째서 그런 짓을 해야만 하는 건지 내가 납득할 만큼 충분히 설명한다면.
하지만 라케시스. 난 이미 한 번 보고 왔다니까. 다른 누구도 아닌 너의… 참상을.
그러니… 웬만해서는 터뜨리고 싶지 않아.
라케시스:아까부터 설명은 계속 했잖아. 도대체 얼마나 더 설명해줘야 하니?
좋은 머리는 뒀다가 어디에 쓸래?
답답하다는 듯이 당신을 바라보던 라케시스는 바늘을 손에 쥡니다.
라케시스:그럼, 만나자마자 내게 ‘모든 일의 진실’에 대해 물어보든가.
무서워 하지 마. 겁먹지 마. 이건 그냥 풍선일 뿐이야.
우리… 그래도 태어났잖아?
클로토가 말릴 새도 없이, 그는 스스로 풍선을 터트립니다.
축축한 고깃덩어리가 무게감 있게 사방으로 날라갑니다.
클로토:
SAN Roll
기준치: |
69/34/13 |
굴림: |
27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아, 뼛조각도 날라오는군요. 인간의 대퇴골은 참 넙적하고 무겁습니다.
풍선과 같지는 않죠. 풍선 같지는 않아요… .
클로토:
회피
기준치: |
25/12/5 |
굴림: |
66 |
판정결과: |
실패 |
세상에, 대퇴골이 당신의 안면을 완전히 강타했습니다.
홈런입니다! 라케시스, 고관절로 당신을 격퇴!
살덩어리처럼 고무조각이 나폴나폴 눈 앞에 내려옵니다.
어느 새 주저앉아 바닥에 나뒹구는 당신의 손에 척추 뼈가 만져집니다.
구멍을 따라 길게 이어지는 신경다발, 콸콸 쏟아지는 수액들, 그러니까 피…
단지 이 풍선을 터트리면 사람이 한 명 죽을 뿐입니다.
풍선을 터트리면 사람이 한 명 죽게 되어 있으므로 라케시스는 터져 죽었습니다. 마치 풍선처럼…
체력이 초기화됩니다. 이성은 그렇지 않습니다. 안전 벨트를 꽉 조이세요.
클로토:(펑 터지는 소리에 눈을 감았다. 제 얼굴에서 흐르는 무언가가 느껴진다… 이번에는 어디지. 턱? 이마?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인가. 어차피… ...)
오랫동안 당신을 의문스럽게 만들었던 사건이 하나 있습니다.
그 이야기의 정답을 도무지 구할 수 없어서, 당신이 겪은 일에 대체 무슨 의미가 있었는지 되짚고 또 되짚었습니다.
당신은 과거로부터 계속해서 이야기를 불러옵니다. 기억을 회상합니다.
라케시스:이야기의 끝을 알고 있어. 진상을 듣고 싶으면 이곳으로 와.
당신이 어떤 고민을 했든 간에, 당신은 라케시스가 부른 곳으로 간 자입니다.
우주선의 문을 열자 라케시스는 역광 속에서 무언가를 만지작거리고 있었습니다.
클로토:(평소와 같은 무표정이지만 어쩐지 수척해진 얼굴이다.) 알려줘. '모든 일의 진실'에 대해.
당신의 질문을 들은 라케시스는 눈을 깜박입니다.
라케시스:과거로부터 온 것과 미래로 가는 것은 다른 거야.
너는 이곳에 왔어. 네가 이해할 수 없는 것에 대해 이해하기 위해 이곳에 왔지.
우리는 살면서 왜 이런 일을 겪는 건지, 그것에 어떤 의미가 있어서 이 따위로 굴러 다녀야 하는지… ….
무슨 뜻인지 모르겠나요, 당신. 라케시스는 재차 말합니다.
라케시스:하지만, 생각해 봐…. 너는 미래로 가고 있어. 과거로부터 온 것이 아니야.
근데 이것 좀 봐. 풍선이 여기 있어.
있지… 모든 사람은 풍선에 열광한대. 풍선을 불겠어?
클로토:그래. 나는 이곳에 왔지. 되짚고 또 되짚어보아도, 도무지 정답을 구할 수 없는 이 일련의 사건에 대해 이해하고 싶어서.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어떻게 해서라도 이해하고 싶어. 내가 죽더라도 널 구할 수 있다면 그러고 싶어. 그래서 계속 골몰하는 거야.
그런 의미에서 난… 과거를 사는 인간일지도 모르겠어.
그래서 모든 것의 정답은 무엇인 거지? 나도 풍선에 열광하게 되면 알 수 있는 건가?
라케시스:클로토. 세상에는 수학 문제처럼 정답이 하나로 정해져 있지 않은 일도 많아. 그렇게 모든 일에 하나하나 골몰하는 거야말로 시간 낭비일지도 모른다?
정답이 두 개 이상인 것도 있고, 정답이 아예 없는 것도 있겠지. 그런 문제들에서 중요한 건 네가 어떻게 믿고 생각하고 행동하냐는 거야.
그리고 내 생각엔 이미 넌 풍선에 누구보다 열광하고 있는 것 같은데 말이지.
벌써 세 번씩이나 풍선을 터뜨리기 위해 날 찾아왔잖아?
클로토:어쩔 수 없어. 난 하나의 정답을 쫓기 위해 태어난 존재. 최적의 항로를 계산하기 위한 방정식의 유일한 해를 찾거나 하는 목적을 위해 그야말로 '만들어'졌지.
그런 와중에 거세되지 않은 건 지적 탐구욕, 그리고 목숨을 부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에 대한 욕구. 둘뿐이야. 그리고 이 상황은 이 두 개를 동시에 자극하고 있어.
그렇기에 이 문제에 골몰할 수밖에 없어. 만약 이런 모습을 '풍선에 열광한다'고 칭하는 거라면… 난 그럴지도 모르겠군.
풍선을 불게. 참극을 몇번이고 반복한다 하더라도. 그것이 내가 믿는 정답을 향한 길이라면…
라케시스:역시 너도 풍선에 열광하는구나. 그 두 개의 욕구가 널 아슬아슬하게나마 인간으로 만들어 주고 있는 걸까? 그거 빼고 모두 없애버린 누군가에게 분노해야 하는 걸까… 아니면 그거라도 남겨준 거에 고맙다고 인사라도 해야하는 걸까. 뭐, 이것도 결국 네 선택의 몫이겠지만. 뭐가 정답 같아? (실없는 질문이나 던지며 풍선을 건네준다.)
클로토:(풍선을 받아든다. 질문에는 잠시 생각하더니…) 분노도 감사도 하지 않아. 그 두 개를 남긴 것도 나에 대한 배려가 아닌 그들의 필요에 의한 일이었겠지. (무감하게 말한다.)
너한테 인간으로 인정받은 건 별일이군. (오로지 그것에는 기쁘다는 듯 입꼬리를 살짝 올려 웃었다.)
라케시스:별 거 아냐. 그냥… 가끔 널 보고 있으면 별 생각이 다 들어서 말이지.
클로토:어떤 생각이 드는데? (풍선을 불다 말고 지적 탐구욕이 고개를 들었다.)
클로토:… (실망한 얼굴로 풍선을 마저 분다.)
호흡으로 부풀어 오른 풍선을 받아든 라케시스는 그 끝에 실을 달고,
팽팽해진 고무 위에 검은색 마카로 또박또박 글씨를 씁니다.
선이 그어질 때마다 삑 삑, 마찰하는 소리가 들려요.
그 동안 당신은 무얼 하고 있나요? 당신, 풍선 좋아하나요?
클로토:(좋아하는 것 같다고 생각한다. 이유는 간단했다. 라케시스가 그렇게 말해주었으니까.)
잠깐, 라케시스… 한 가지 실험해보고 싶은 것이 있어.
라케시스:그러든가. 그런데 여기까지는 적어버렸어.
(풍선에 이어서 글자를 적는다. '이 풍선을 터뜨리면 사건의 진실을 알게 된다.')
터뜨릴 거야?
세계는 놀이공원과 같고, 당신의 인생은 그저 누군가의 유희를 위한 청룡열차에 불과했다는 것을…
사건의 진실은 당신이 그저 태어났다는 것에 있습니다.
태어났다기보다는, '만들어'졌다는 것에 가깝겠지만요...
진실을 깨달은 클로토는 이성 판정 (1/1d6)
(세계의 파편처럼 고무 조각이 나폴나폴 눈앞에서 흩날린다. 알게 된, 건의, 이 풍, 터뜨리, 선을, 다, 면 사, 진실을... …)
SAN Roll
기준치: |
67/33/13 |
굴림: |
55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이 모든 일의 진실을!
라케시스! 역시 네 말이 맞았어. 그랬던 거야! (충격이라기보다는 모든 퍼즐이 한 번에 맞춰지는 듯한 홀가분한 감정이다. 기뻐하는 얼굴로 라케시스의 어깨를 붙든다.)
모든 일이 잘 풀리겠어.
라케시스:있지. 모든 인간은 풍선에 열광한대. 너도 그렇다고 해줘.
클로토:나도-… (진지하게 답하는 클로토의 얼굴은 약간 상기되어 있다.)
열광해.